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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관급회담 속개/北, 여전히 경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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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관급회담 속개/北, 여전히 경직

입력
2004.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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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6일 제 14차 남북 장관급회담 사흘째 회의를 속개했지만 군사분야 쟁점을 놓고 지루한 말싸움을 계속했다.남북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선언적 조치와 이산가족상봉행사 개최에 대해서는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이마저도 군사문제에 밀려 구체적인 논의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용천참사 지원이 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던 남측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의 도움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남측의 일부 인사가 북측의 체제를 문제 삼고 있어 고마운 마음이 분노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용천참사에 대한 지원이 내부 체제이완을 가져올까 경계하는 북측 지도부의 경직된 입장이 감지된다. 북측 대표단이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요구 등 과거 남북대결국면에서나 쓰던 낡은 카드를 다시 꺼낸 것도 군부를 고려한 체제단속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측은 이날 군사고위당국자 회담 개최 약속을 이행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하지만 북측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면 (장성급 군사회담을 포함한) 다른 사안에 대해 논의하겠다"며 이리저리 꼬리를 뺐다.

한편 남북 수석 대표들의 애매한 위상도 회담이 난항을 겪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정세현 통일장관의 경우 6월 교체설이 계속 터져 나오면서 힘을 받지 못했고, 북측도 이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 회담과는 달리 양측 수석대표 접촉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못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회담 직전 새로 취임한 권호웅 북측 단장도 첫 회담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끝까지 군사분야만 물고 늘어지며 전혀 융통성이 없는 자세를 보였다.

평양에 오기 전까지 남측 대표단은 그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성사과정에 관여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회담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사흘째 회의를 지켜본 정부 당국자들은 "그래도 전임 김령성 단장이 괜찮았지"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평양=공동취재단·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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