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일간지의 부고(訃告)란을 통해 빈소를 병원 영안실에 마련한 상주를 알아낸 뒤 장례를 치르느라 비어있는 상주의 집을 상습적으로 털어오다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6일 경기 화성경찰서 소속 이모(41) 경장과 공범 배모(38)씨 등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경찰에 따르면 이 경장 등은 지난 2월27일자 모 일간지 부고란에서 H건설 임원 A(51)씨가 부친상을 당해 경기 고양시 일산구 모 병원에 빈소를 차렸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 경장 등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인물검색 서비스를 통해 A씨가 살고있는 아파트와 전화번호 등을 알아낸 뒤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전화를 걸어 "초상집에 조화를 보내야 한다"며 동과 호수 등 정확한 주소를 알아냈다. 이 경장 등은 경비실 근무 상황 등을 사전에 점검한 뒤 다음날 오전 3시10분께 A씨 집에 전화를 걸어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 뒤 미리 준비한 도구로 문을 따고 들어가 현금 3,000만원과 사파이어 반지 등 3,000여만원 상당의 귀금속 등을 훔쳐 달아났다.
이 경장은 경찰조사에서 "1년전 교통사고를 당한 어머니의 병원비와 친구의 빚 보증 등으로 1억여원의 빚을 지게 됐다"며 "월급마저 압류돼 생활이 어려워져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경장 등이 지난해 4월부터 서울·경기 일대에서 같은 수법으로 수 차례 범행을 더 저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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