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에 이어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도 용산 미군기지의 일부인 '캠프 코이너'에 미국 대사관 신축이 추진되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반 장관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캠프 코이너를 유력 대체후보지로 보고 양국간 실무자들이 입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캠프 코이너를 미국측에서 거부할 가능성에 대해 "그런 가정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해 사실상 양측이 의견접근에 도달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측은 여전히 덕수궁터(옛 경기여고 자리)를 포함한 사대문 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장관도 "미국은 아직 덕수궁터를 가장 선호하지만 (문화재위원회의 불가입장으로) 사실상 어려워져 대체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미국이 미련을 버리고 도심에서 상당히 떨어진 용산기지를 받아들인 데는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의 노력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올 8월로 임기만료를 앞둔 그가 "현실적으로 사대문 안에는 대사관이 들어설 1만평의 공간이 없다"고 본국 정부를 설득했다는 것. 그러나 주요국 대사관이 모두 사대문 안에 자리한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이 용산으로 밀려나는 대신 정부에 반대급부를 요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무상으로 점유하고 있는 용산 미군기지 내의 미 대사관 직원숙소에 대한 사용료 청구권의 포기가 그 중의 하나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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