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얼굴이 바뀌게 됐다. 민노당이 6일 국회의원은 일절 당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는 당규 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권영길 대표는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노당은 이달 말 정기 당대회를 열어 원외 인사 중심의 새 지도부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권 대표체제로 진보정당의 깃발을 든 지 4년4개월만에 지도부가 물갈이 되는 셈이다.민노당은 이날 오후 중앙위에서 "모든 국회의원은 의원단 대표를 제외한 선출직 당직을 맡을 수 없다"는 조항을 표결에 부쳐 156명 가운데 89명 찬성으로 의결했다.
이날 의결로 권 대표를 비롯, 천영세 부대표, 노회찬 사무총장 등 의원 당선자들은 지도부 경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민노당의 이번 결정은 "의회 지상주의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많다. 또 민노당이 일약 제 3당으로 부상했지만, 원내에서의 실질적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 같다.
현장 중심론을 주장하는 원외 세력이 당을 장악하게 됨에 따라 6월로 예정된 민노총 등의 하투(夏鬪)가 다소 강경한 방향으로 흐를 전망이다. 아울러 당 운영의 중심 축이 의회보다는 현장에 놓임으로써 원내 협상력이 약화될 소지도 있다.
이제 당 안팎의 시선은 새로운 지도부에 모아지고 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정윤광 전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과 평당원인 김용환씨 외에 당내 각 그룹이 토론을 거쳐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을 주력으로 하는 '범좌파 계열'은 김석준 부산대 교수를, 전국연합을 기반으로 한 '민족주의 계열'에서는 정현찬 전 전농 의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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