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제2의 중국이 될 수 있을까. 세계경제체제로의 본격적 편입을 위한 러시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러시아정부가 추진중인 최우선 과제는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러시아는 그동안 연내 WTO가입을 목표로 미국 및 유럽연합(EU)측과 개별적 협상을 벌여왔다. 가장 큰 쟁점은 러시아의 보조금 지급문제. 미국과 EU측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 러시아로선 국내 가스가격 안정을 위해 에너지부문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쉽게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를 놓고 러시아는 지난달 EU측과 협상을 벌였으며, 12∼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과 통상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아직까지 양측의 의견차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가 WTO가입을 원하는 만큼 WTO와 주요 강대국들도 러시아 경제의 세계무역체제 편입을 원하고 있어, 가입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 부총리는 "올해안에 WTO가입 협상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WTO가입이 성사될 경우 러시아 경제의 성장속도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81억달러, 지난해에는 29억달러 등 자본유출에 시달려온 러시아는 대외개방을 통해 보다 많은 해외자본이 유입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은 "금년엔 처음으로 민간자본의 순유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정부는 외국인 투자활성화로 자본부족문제가 해결된다면, 경제개혁에 전념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러시아는 최근 영국런던에서 개최된 '러시아 투자포럼'에서 물가상승률을 올해 한자릿수로 낮추고 2007년까지는 4%수준으로 안정시킬 것,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세율을 대폭 인하할 것, 국유기업 및 은행의 민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 등을 골자로 한 경제추진계획을 서방국가에 제시했다. 쿠드린 재무장관은 "러시아경제는 올 1분기에 8% 성장을 달성했다"며 "개방과 투자활성화를 통해 2010년까지는 경제규모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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