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가 학구열에 불타고 있다. 17대 국회 개원을 약 한달 앞두고 각 당 의원과 당선자들이 삼삼오오 스터디 그룹을 결성, "공부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를 두고 공부를 빙자한 계파정치라고 의심하는 시각도 있지만, 기대까지 접을 수는 없다.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공부하는 날이다. 수요일엔 각각 당내 소장파와 재선 그룹이 이끄는 '수요 조찬 공부모임'과 '수요회'가, 목요일엔 중진급이 중심이 된 '국가발전전략연구회'가 열린다.
남경필, 원희룡 의원과 박형준, 김희정 당선자 등 개혁 성향 신인들이 구성한 수요 조찬 모임은 당의 개혁 방향을 집중 탐구한다. 원 의원은 "정말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경제와 대북정책 등 주제 별 소모임에서 낸 성과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염불에 뜻이 없는 이는 철저히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김문수, 이재오 의원 등 '3선 삼총사'가 이에 뒤질세라 결성한 국가발전전략연구회는 '국가 개조론'을 키워드로 삼았다. 특히 홍 의원은 "아랍과 기독교 문명의 충돌이라는 21세기 국제질서에 적응하기 위해 아랍사를 집중 탐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 사태로 활동을 접었던 수요회도 최근 박진, 임태희 의원을 중심으로 재건을 선언하고, 상임위 입법 추진 방안 등을 다루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의 공부 바람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결성 준비에 들어간 모임만 6, 7개가 넘는다. 당과 국회의 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참여정치연구회'와 '국가의 미래와 비전을 연구하는 모임', 북한문제와 외교현안 중심의 '평화외교연구회'와 '의원평화번영연대' 등 주제도 다양하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