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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자살 예방 위한 구체적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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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자살 예방 위한 구체적 대책 필요

입력
2004.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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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에 자살이 문제가 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45분에 한 명 꼴로 자살로 사망한다고 한다.성적 비관 혹은 입시에 실패하여 자살하는 것은 이제 고전이 되었다. 외환 위기 이후에는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이 급증하였으며, 얼마 전에는 카드 빚을 비관한 자살이 뒤를 이었다. 왕따나 집단구타를 견디지 못하여 자살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더니 최근에는 사회지도층 인사의 자살이 문제가 되고 있다. 자녀 동반 자살이 가슴을 서늘하게 하더니 이제는 생면부지의 사람들끼리 동반 자살하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그때마다 언론은 이러한 현상을 사회문제로 부각하여 보도하면서 나름대로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학교 교육 정상화를 제시하기도 하였고, 카드 빚을 사회가 대신 해결해 주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인터넷 자살 사이트와 검찰의 수사관행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하였다. 이렇듯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를 모두 고쳐야 할 만큼 다양한 원인과 해결책이 제시되었지만 자살은 감소하기는커녕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자살 관련 현상을 지켜보면서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하나는 과연 우리 사회의 자살 현상이 정말 이렇게 유행을 타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과연 지금은 한때 유행하였던 형태의 자살은 더 이상 없는 것일까? 혹, 언론보도에 의한 착각은 아닐까? 둘째는 자살문제를 다루는 우리의 시각이 과연 자살을 예방하고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었나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간 자살에 이르게 한 성적 비관, 왕따, 카드 빚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자살을 줄이려고 노력해 온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자살 자체 보다는 그 원인으로 생각되는 사회문제 부각에 더 초점을 맞추어 왔는지 모른다. 자살한 사람의 최소한 70%는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는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 결과를 애써 외면해 온 것도 사실이다.

자살은 그 자체가 병적인 행위이며, 예방과 치유의 대상이다. 이제 자살은 다른 사회문제에 의한 이차적 현상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자살의 원인으로 제시된 사회 문제들은 모두 해결하기도 어렵고, 해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지금 우리 사회의 자살 현상은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하여 저절로 감소하기를 기다릴 만큼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자살 자체를 예방하고 줄이고자 하는 사회적 합의와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하규섭 서울대 의대 분당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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