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1일 최다인 17발의 홈런축포, 1경기 최다 득점에 최다 안타, 사상 최다 득점 무승부 경기. 국내 프로야구가 어린이날을 기념하듯 다채로운 화력쇼를 펼「다. 현대는 정성훈의 극적인 동점 만루홈런을 발판 삼아 4연패의 사슬을 끊었고, 몸값 22억원의 특급투수 이상목(롯데)은 천신만고 끝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5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3―8로 패색이 짙던 9회초 현대의 마지막 공격. 마운드에는 8연속 세이브에 도전하는 삼성의 임창용이 지키고 있었다. 시즌 첫 5연패에 2위 추락을 피할 길이 없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영웅은 난세에 나는 법. 올 시즌 홈런 1개인 정성훈은 상대 내야의 실책으로 1점을 따라붙은 4―8 무사 만루 찬스에서 임창용의 8구째를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천금 같은 그랜드슬램을 터트리며 승부를 8―8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기사회생한 현대는 결국 연장 11회초 대거 6득점하면서 14―10으로 승리, 4시간21분에 걸친 대역전극의 막을 내렸다. 삼성은 20안타, 현대는 17안타로 올 시즌 1일 최다 안타(종전 35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화와 기아의 광주경기도 이에 못지않은 난타전이었다. 두 팀은 홈런 7발을 포함, 36개의 안타와 14명의 투수를 동원하는 마운드 전쟁을 벌였지만 시간제한(4시간)에 걸려 15―15(사상 최다 득점 무승부 경기, 종전은 97년 삼성과 해태의 13―13)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인천에서는 롯데가 SK에 6―5의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챙기며 막차로 10승 고지에 올라섰다. 이상목은 6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 9안타를 맞아 5실점했지만 타선의 지원으로 첫 승을 챙겼다.
올 시즌 두번째로 만원 관중이 들어찬 잠실구장에서는 두산이 집중 10안타와 LG의 결정적인 실책 2개를 묶어 8―2로 낙승했다. 이날 4개 구장에는 개막전 이후 최다 관중인 6만1,200명이 찾았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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