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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부의 쌀 정책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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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부의 쌀 정책 헷갈린다

입력
2004.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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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곡 수매가를 지난해보다 4% 내리려는 농림부 방안이 국무회의에서 보류된 것은 본격적인 쌀 시장 개방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과연 무엇인지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농림부는 수매가 인하에 따른 농민소득 보장대책 등을 더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의결이 보류됐다고 밝혔지만, 이는 극히 이례적이다.쌀 시장 개방은 우리 농업의 최대 현안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개방 여부를 둘러싼 협상은 무척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국내외 쌀값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국제시세보다 월등히 높은 국내 쌀 가격의 하향조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정부를 포함해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해 왔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 방향이었다. 정부는 우루과이 라운드(UR) 협정의 이행 기간인 지난 10년간 오히려 국내외 가격차를 더 넓히는 정책을 계속 시행했다. 수매가가 한번도 내려가지 않았다. 그 결과 쌀 시장 개방 협상은 매우 힘든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국내외 쌀값 차이를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은 국내 수매가를 인하하는 것이다. 이번 농림부의 수매가 인하 방안은 이런 맥락에서이고, 관련 부처간 협의를 거쳤다. 그럼에도 통과가 보류됐다. 농림부는 재상정 방침을 밝혔지만, 이런 상태라면 국무회의를 통과하더라도 국회에서 또 한번 진통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과도한 지원은 결국 자생력을 잃게 만들 수 있다. 쌀 농업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오늘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와 쌀 수출국 사이에 양자협상이 시작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쌀 농업을 살리는 것인지, 정부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정부 내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리면 국민들은 더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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