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이 불과 100일 남은 상황에서 현지 준비가 신통치 않고 시민들의 반응도 시큰둥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아테네는 개막식이 열리는 메인 스타디움 지붕 공사를 비롯해 경기장 건설이 지연되고 도로포장으로 레미콘과 크레인까지 엉켜 시내 교통은 마비 상태다. 여기에 각종 공사로 인해 도시 전체가 온통 먼지로 뒤덮이는 등 최악의 상황이다.
더욱 큰 문제는 시민들마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 시민들은 "아테네는 끝나지 않는 공사장이 됐다. 언제나 끝날까요?"라고 반문할 뿐이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겪는 극심한 혼란이 '올림픽의 귀향'에 대한 열정을 해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지아나 앙겔로풀로스-다스칼라키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장은 "게임을 준비하면 누구나 겪는 일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마지막 점검을 위해 10일 아테네를 방문할 예정인 데니스 오스왈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아테네준비 수석감독관도 "얼마 전까지 걱정을 했지만 이제는 대회 시작 전 준비 완료를 확신하고 있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적 전망에도 걱정스런 시선은 좀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997년 대회 유치 당시 '적정 규모'를 내세웠던 아테네올림픽은 2001년 9·11 이후 연이은 테러와 함께 보안비용이 급속히 늘어 지금은 소요예산이 62억 달러에 이르렀고, 급기야 IOC는 대회 취소 보험(1억7,000만 달러)까지 들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올림픽 정상 개최를 내세워 올 3월 정권교체를 이룬 신민주당 소속의 총리와 아테네 시장은 대회 준비 독려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파니 팔리-페트랄리아 문화부 부장관은 밤에도 공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불시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등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하지만 아테네 시민들은 올림픽 '정상' 개최보다 "언제쯤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하고 한숨만 짓고 있다.
/주훈기자 nomad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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