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뮤다 삼각지 같은 곳이라도 만난 것일까. 선원 8명이 탄 고기잡이 배가 실종 100일이 지나도록 행방이 묘연해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부산선적 69톤급 안강망어선 '701 백진호(선장 김선환·47·부산 사하구 당리동)'가 제주도 남쪽 마라도 인근 해상에서 갑자기 사라진 것은 지난 1월 24일.
백진호는 1월 10일 부산항을 떠나 같은 달 24일 오전 9시께 마라도 남서쪽 30마일 해상에서 선단선인 제27 미성호와 마지막 교신 후 연락이 끊겼으며 선원 8명이 타고 있었다.
실종 당시 마라도 인근 해상에는 폭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으나 파고가 2∼3m 정도에 불과했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제주해양경찰청은 경비함과 헬기를 동원해 열흘간 집중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선체의 흔적 하나 발견하지 못해 침몰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실종되기 전 백진호로부터 어떠한 구조신호도 없었고 통상적으로 선박이 침몰할 경우 반드시 나오는 기름띠나 부유물의 흔적조차 확인되지 않아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정보원 및 경찰 등은 백진호의 월북이나 납북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한국해양연구원의 조류 등을 이용한 위치 추적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색 작업을 병행했으나 허사였다.
남편과 아버지의 생사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는 백진호 선원 가족들은 눈물로 밤을 지새며 정부나 해경 등 관계 기관에 하루 빨리 생사라도 확인해 줄 것을 애타게 호소,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선원 김동현(53)씨의 아내 신모(51)씨는 "남편은 언젠가 꼭 살아서 가족들 곁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편 백진호 선원들의 합동 위령제가 지난 2월 11일 부산 서구 남부민동 방파제 등대 아래에서 열렸으며 위패와 영정은 동래구 낙민동 삼불사에 봉안됐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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