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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의 브로드웨이 통신]브로드웨이의 모금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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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의 브로드웨이 통신]브로드웨이의 모금행사

입력
2004.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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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에서는 해마다 부활절 무렵 모금 행사가 펼쳐진다. 공연이 끝난 뒤 배우들이 커튼 콜과 함께 관객으로부터 성금을 모으는 것인데 올해로 18년째다. 이 행사는 브로드웨이의 뮤지컬과 연극 배우들이 직접 나서 에이즈 퇴치 기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최근 6주간 실시됐다.올해 이 행사에서 거둬들인 성금은 342만537달러. 우리 돈 약 40억원으로 적은 액수가 아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극장에서는 주연 배우들이 관객을 향해 성금 기부를 호소하고 극중 배우들은 출입구 앞에 서 직접 기부금을 받는다. 모든 배우의 서명이 담긴 포스터를 50∼100 달러에 판매해 그 수익금을 기부금에 포함시키는 등 모금을 위해 배우들은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인다.

관객들은 그 동안 좋은 공연을 보여준 배우들에게 일종의 감사 표시로 1∼5달러 정도를 기부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기간 동안 배우들끼리 모금 경쟁을 벌이고 가장 많은 성금을 모은 배우와 작품의 이름을 발표하는 행사를 마련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특별한 상이나 상품을 주는 것은 아니고 배우들이 모금행사에서 좀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법이지만 어느 배우와 어느 공연이 인기가 높은 지를 보여주는 간접 척도의 기능도 한다.

올해 최다 모금자로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Hairspray·사진)의 하비 파이어스타인 등 배우 세명이 차지했다. 각 공연별 모금액도 발표됐는데 휴 잭맨이 큰 인기를 얻은 뮤지컬 '더 보이 프럼 오즈' (The Boy from Oz)가 예상을 깨고 53만9,058달러의 최고액을 기록했다. 이어 '더 프로듀서스' (The Producers)는 36만8,050달러로 2위, '헤어스프레이'는 21만7,812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부활절 에이즈 퇴치 기금 모금 운동을 보면 40여 개의 크고 작은 작품이 공연되는 브로드웨이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행사를 보면서 좋은 뜻을 펼치기 위해 모금운동을 하는 배우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그 뒤에 숨은 그들의 영향력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최용석·브로드웨이 공연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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