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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보는 세상/조PD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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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보는 세상/조PD "친구여"

입력
2004.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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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PD는 참 똑똑하다. 실컷 욕한다. 거침 없다. 자신이 발 딛고 선 가요계에 대해 그는 특히 날을 세운다. 상납관행에 물든 방송시스템을 씹어 대고, 겉보기와 달리 형편없는 연예인의 사생활도 건드린다.같은 업계 종사자라면 사생활 정도는 눈 감아 줄 법도 한데 예외 없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은 순결성이다.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대며 만신창이가 된 다른 이를 비판함으로 인해 그는 깨끗해 보인다. 하지만 그 진흙탕이 간절하게 필요한 이는 도리어 조PD다. 그 속에서 얻을 건 다 얻어낸다.

조PD의 4집에 실렸던 'Shame On You'. '딴따라들아 잘 봐라. 이제 잘 봐라. 누구를 위한 음악, 돈을 위한 음악, 돈을 위한 팬, 돈을 위한 픽업, 돈을 위한 조직'. 마치 자신은 다른 딴따라와 다른 듯 독설을 퍼붓고 "가증스러운 방송홍보는 하지 않겠다" 선언했지만 방송이 필요해지자 그는 곧 전략을 바꾼다. 요즘 TV에서 조PD를 보는 건 어렵지 않다.

그렇게 욕하던 연예기획사의 홍보전략. 하지만 홍보에 있어 조PD를 따라올 이는 없다. 인터넷에 먼저 노래를 띄워 호기심을 증폭 시키는 '신비 마케팅'의 창시자가 바로 조PD이고,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매번 '조PD 뮤비에 성행위 연상 장면' '조PD 연예인 문란한 사생활 비판' 등 갖가지 이슈를 생산해 낸다.

하지만 "그는 약다"고 대놓고 말할 사람은 없다. 친구와 싸워도 금세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기껏 "야, 너 왜 나 괴롭혀"라고 한 마디 뱉을까 말까 할 정도의 모범생 외모가 한 몫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가 얄미울 만큼 똑똑하다는 생각이 든 건 새 노래 '친구여'를 인순이와 함께 부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다.

결과는 대성공. 인순이의 가창력, 인순이에 대한 호감 덕에 조PD에 대한 거부감은 크게 줄어들었고 그렇게 욕하던 방송무대에 그는 연착륙했다. '친구여'는 지난 주 뮤직박스 차트 정상에 올랐고, 기성세대들도 이제 "아 그 인순이랑 같이 나오는 젊은 가수"로 그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영악한 조PD. 이제 다음 전략은 뭘까.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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