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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대행, 기자단에 "列國志" 선물 "노무현 대통령에 간접 조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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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대행, 기자단에 "列國志" 선물 "노무현 대통령에 간접 조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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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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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에서 물러나 있을 때 열국지가 머리에 쏙쏙 들어왔습니다."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이 4일 자신의 애독서인 열국지(列國志)를 기자들에게 나눠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공관에서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 한 약속을 지킨 것이긴 하지만 고 대행의 발언에는 '이제 다시 열국지를 읽기 위해 공직을 떠나겠다'는 의미가 배어 있었다.

실제 고 대행은 1980년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 확대조치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직에서 물러난 뒤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다룬 이 책을 탐독했다. 그는 "수많은 열국의 흥망상쇠를 들여다보면 무엇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지 알 수 있다"고 열국지를 예찬했다. 98년 첫번째 총리시절 함께 일했던 국무위원들에게도 헤어진 뒤 열국지를 준 바 있다.

그는 책 내용 가운데 '의인물용, 용인무의(疑人勿用, 用人無疑, 의심스러운 사람을 쓰지 않고 한번 쓴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다)'을 "나의 인사원칙"이라며 새삼 거론했다. 특히 문민정부 때 보건복지장관 P씨, 국민의 정부의 법무장관 A씨 등 단명한 장관들을 거명하며 "그들이 소속됐던 집단의 의견만 들어 판단했어도 그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사례까지 적시했다. 이 같은 고 대행의 언급과 관련, 한 측근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간접적으로 인사원칙을 귀띔해주려 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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