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11일간 유럽연합(EU) 본부 및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영국 아일랜드 등 5개 회원국 순방에 나선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첫 기착지인 독일에서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신화통신은 원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3일 베를린에서 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성명은 특히 양국이 "중국과 EU간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구조 속에서 전세계에 책임을 갖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동의한다"고 명시했다.중국이 지금까지 미국과 러시아에 국한했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EU로 확대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EU와의 정치·경제협력 강화는 물론 이를 통해 미국에 대한 잠재적 대항축을 형성하겠다는 의도다.
성명은 "양국이 다극주의를 강화하고 상호협력하는 세계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해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견제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성명은 또 양국 총리간 정기회담 개최, 경제협력 강화, 첨단기술 협력, 중소기업 협력 강화, 중요 국제문제에 대한 상시적 협의 등 5개항을 담았다.
슈뢰더 총리는 대만독립 반대 의사를 재천명하는 한편 EU의 대중 무기금수 해제를 바란다고 밝혀 중국의 입장을 전폭 지원했다. EU는 1989년 6·4 천안문 시위 유혈진압 이후 15년째 대중 무기금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원 총리는 독일 다임러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베이징(北京) 벤츠 생산공장 설립과 관련한 타당성 연구 허가, 중국 난하이(南海) 항공사의 독일 여객기 구매 의향서 체결 등으로 화답했다. 양국은 또 현재 500억 유로 수준인 상호교역 규모를 2010년까지 2배 늘리는데 노력하기로 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