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계열사의 중국 현지 자동차 관련 업무를 총괄·조정할 중국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현대차 지분 10.44%를 보유한 다임러 크라이슬러도 이날 중국 시장 공략에 집중하기 위해 현대차 지분 매각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져 현대차와 다임러는 이제 중국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일 태세이다.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INI스틸, 하이스코 등 자회사의 중국 업무를 조정할 중국 지주회사인 베이징현대기차투자유한공사(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또 자회사인 할부금융 법인도 설립, 할부금융을 통한 현지 판매 강화에도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회사는 1일 중국 사업 담당 고문에서 자리를 옮긴 설영흥 부회장이 회장직을 맡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그룹은 2010년까지 중국 생산 100만대 체제를 구축, '글로벌 톱 5' 진입의 핵심 전초기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지주회사와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다임러는 3일 현대차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담당 기관인 씨티은행을 통해 보유지분 2,290만8,800주(10.44%)를 GDR로 전환했다. GDR은 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대신 환금성이 높아 채권을 거래하듯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2000년6월 이후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했던 다임러와 현대차가 결별을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임러의 현대차 지분은 모두 해외시장에서 1개월 안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블록 세일(일정 단위로 나눠 파는 것) 형식으로 처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날 다임러가 보유중인 현대차 지분을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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