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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센터의 5월…혈육향한 그리움이 더 사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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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센터의 5월…혈육향한 그리움이 더 사무친다

입력
2004.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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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엄마한테 전화해서 롯데월드에서 뭐 타고 놀았는지 자랑할 거예요. 어린이날 가족들과 같이 또 한번 가고 싶은 데 우리 아빠는 돈을 잘 못 벌어서…."3일 오후 6시 버려진 아이를 임시로 보호하는 서울 강남구 수서동 서울아동복지센터에는 때마침 롯데월드로 소풍 갔다 돌아온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가득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2살 터울의 언니, 남동생과 함께 지난달 12일 이곳에 들어온 윤희(가명·10)양도 난생 처음 탄 놀이기구가 얼마나 재미 있었고 돌아오는 길에 먹은 아이스크림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엄마에게 빨리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윤희네는 아버지가 공사판에서 벌어 오는 한달 50만원이 수입의 전부 였는 데 월세 15만원을 내고 나면 남는 게 뭐가 있겠어요. 게다가 엄마도 10년째 결핵으로 누워 있어요. 3남매는 학교는 고사하고 세끼 밥도 제대로 먹기 힘들었는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영양실조로 제대로 걷지도 못했어요."

센터 이정희(52·여) 소장이 전하는 윤희네 식구의 생활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참했다. 아직도 뼈만 앙상한 윤희양의 외모는 당시의 어려운 생활을 짐작케 했지만 그래도 윤희의 꿈은 다시 엄마 아빠와 같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윤희양은 "여기서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데 놀러가고 해서 좋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며 "어린이날은 엄마가 꼭 온다고 약속했다"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일주일 전 이곳에 들어온 영재(가명·9)군도 돌아오는 일요일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방에 있는 아빠가 어린이날 같이 놀아주지 못하는 대신 일요일에는 꼭 맛있는 과자를 사 가지고 찾아오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영재군은 "아빠가 빨리 돈을 많이 벌어 내년 어린이날에는 다시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옷 가게를 하던 영재의 아버지(34)는 IMF로 가게 문을 닫은 뒤 생활이 어려워져 아내가 도망가고 살던 집까지 재개발로 비워주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아들을 이곳에 맡겨야 했다.

부모의 이혼, 학대, 어려운 가정 형편 등으로 지난해 센터를 거쳐간 어린이는 462명. 현재 이곳에서 일시보호를 받고 있는 30명 남짓의 어린이 중 절반 이상이 다시 형편이 나아지면 데려가겠다고 부모들이 잠시 맡겨둔 아이들이다. 하지만 실제 다시 찾아와 아이를 다시 찾아가는 경우는 30%에 불과하다. 6개월이 지나도 부모가 나타나지 않는 아이들은 적당한 보육시설을 찾아 보내지게 된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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