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페루에 대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발언이 일파만파를 불러 일으켰다.멕시코 정부는 2일 쿠바 주재 대사를 소환하고 멕시코 주재 쿠바 대사에게 48시간 이내에 떠날 것을 통보했다. 페루도 쿠바 주재 대사 소환령을 내렸다.
이 같은 초강경 조치는 카스트로 의장의 1일 연설에서 비롯됐다. 그는 양국이 지난달 15일 미국이 주도한 유엔 인권위의 쿠바 비난 결의안에 찬성한 데 대해 "멕시코 외교의 독립성은 한 줌 재로 변했으며 페루는 대미 종속과 굴종의 본보기"라고 맹비난했다.
멕시코와 페루 정부는 외교 관계를 경제적 접촉으로만 축소했지만 정상화 여지는 열어놓았다. 특히 멕시코는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쿠바와의 외교관계를 한 번도 단절하지 않은 수 십년 우방이다.
그러나 2000년 빈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양국 관계는 지속적으로 냉각돼 왔다. 최근에는 감정 싸움 양상까지 보이고 있어 관계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쿠바는 멕시코 야당 인사에게 정치 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다 쿠바로 도피한 멕시코 재계 인사를 조사한 뒤 지난달 '여권의 조작'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멕시코 여권은 터무니 없는 내정 간섭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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