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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메멘토" 놀란감독 배트맨 부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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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메멘토" 놀란감독 배트맨 부활 나서

입력
2004.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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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몇차례 시동이 불발됐던 새 영화 '배트맨(Batman)'의 촬영이 시작됐다. 워너브라더스(WB)가 제작하는 이 영화는 '배트맨' 시리즈의 계속이라기보다 새로운 '배트맨' 영화라고 봐야 좋을 듯.1편은 1989년 팀 버튼이 감독하고, 마이클 키튼이 주연한 '배트맨'. 북미 시장에서 총 2억5,1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빅히트를 했다. 2편은 역시 키튼이 주연한 '배트맨2'(92년)로 총수입은 1억6,300만 달러였고, 발 킬머가 주연한 3편 '배트맨 포에버'(95년)의 총수입은 1억8,400만 달러, 조지 클루니가 주연한 4편 '배트맨과 로빈'(97년)은 비평가들의 혹평 속에 저조한 흥행수입 1억700만 달러를 올렸다.

현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배트맨의 적인 미스터 프리즈로 나온 4편에 대한 비평가들과 관객의 냉대 때문에 '배트맨' 시리즈는 끝났다. 그래서 WB는 이번에 아예 내용과 형태를 완전히 개조한 새 '배트맨' 영화를 만들 계획이다. '배트맨'의 재탄생인 셈이다.

제작비 1억 달러가 투입될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새 '배트맨' 영화의 감독은 '인썸니아' '메멘토'의 크리스토퍼 놀란이고, 배트맨 역은 과거 배우들보다 훨씬 젊은 '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천 베일(사진)이 맡는다. 2005년 여름에 개봉될 새 영화에서는 어떻게 억만장자인 브루스 웨인이 '망토를 입은 십자군'인 배트맨이 되었는가를 매우 사실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놀란은 "새 영화는 인간성과 사실성을 부각시킬 것"이라며 "웨인은 보다 젊고 허점이 있는 인간적인 사람으로 묘사될 것이며, 과거 영화에 나온 만화 속 인물 같은 악인은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인을 세상을 악에서 구하기 위해 싸우는 신비감을 지닌 액션모험영화의 영웅, 즉 현대판 제임스 본드를 많이 닮은 인물로 그리겠다고 한다.

과거 어둡고 유머를 잃은 차가운 인물로 묘사된 웨인을 배트맨 만큼이나 관객에게 어필케 하겠다는 것. 놀란은 "배트맨은 비극에 휩싸인 고전적 인물"이라며 "그는 어릴 때 부모가 살해당해 억제할 수 없는 분노와 슬픔에 고통스러워 하는 보기 드문 슈퍼 히어로"라고 말했다.

새 영화에서는 배트모빌과 소형무기, 배트맨 의상 등이 새로 소개되고, 주제음악도 새로 작곡된다. 그리고 배트맨의 도시인 고담시는 과거 영화처럼 세트로 만들지 않고 뉴욕, 런던 그리고 아이슬랜드에서 현지 촬영한 후 이것들을 조합한다. 웨인의 나이 먹은 집사 역은 마이클 케인이 맡는다. WB는 새 영화가 성공할 경우 속편을 만들어 '매트릭스'에 이은 또 하나의 프랜차이즈를 창조할 계획이다.

박흥진/LA미주본사 편집위원·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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