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교통천국' 실현을 자신하며 내놓은 버스노선체계 개편(7월 시행)이 자칫 준비소홀로 시민들의 교통혼란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지선버스와 마을버스의 공존이 가져올 환승 시스템의 어려움, 설익은 시민 홍보 대책 등이 '교통혁명'의 급소들이다.
지선버스는 뭐고 마을버스는 뭐죠
서울시가 당초 내놓은 버스체계개편안에 따르면 총 254개의 노선에서 운영되는 마을버스는 지선버스에 통합되기로 했었다. 그러나 시는 지선버스 노선안을 확정하면서 갑자기 마을버스와 지선버스를 따로 운영하게 됐고, 장기적으로 통합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시민 입장에선 갈아타야 할 버스 종류만 1개 더 늘어난 셈이어서 환승 불편이 예고된다.
서울시 교통계획과 관계자는 "모든 마을버스업체의 지선버스 편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시민들은 5종류의 버스를 이용하게 돼 환승과정에서 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시는 이를 막기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 마을버스 업체들과의 협의를 빨리 매듭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정한 지선버스 편입 조건이 너무 까다롭고 마을버스업체들이 높은 수준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면서 지선 버스화를 꺼리는 경우가 있어 시의 '노선정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마을버스조합 관계자는 "지선버스로의 통합 조건으로 시가 요구하는 최소 보유 버스 40대를 갖춘 업체는 많지 않다"며 "지선화 과정에서 기존노선이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어 많은 업체가 시내버스로의 면허전환을 원치 않고 있다"고 사정을 토로했다.
"알려야 산다" 홍보 때문에 골치
서울시 버스체계개선반은 지선버스노선이 발표된 지난달 26일 수많은 민원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노선개편을 잘 이해하지 못한 시민들의 문의가 하루종일 이어졌다"며 "남은 두 달 동안 어떻게 홍보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시가 밝힌 홍보수단은 반상회, 노선도 배포, 플래카드, 인터넷 공지 등이다. 그러나 버스노선뿐 아니라 정류장의 변경, 요금체계의 변화 등 '난해'한 항목들을 1,000만 시민들에게 숙지시키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새로 바뀌는 버스노선 홍보는 주무부서인 버스체계개선반에서 담당하며 각 구청에서 도와주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구 신도림동에 살고있는 곽모(42)씨는 "새 버스노선이 환승 등 훨씬 편리한 점이 많은 것은 알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시민이 제대로 주변노선을 이해하고 이용하는 데 혼란을 겪지 않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7월에 1차 개편을 마친 후 개선이 필요한 노선을 정비하기위해 11월과 내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추가개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선관련 문의는 서울시 버스체계개선반 (02)3707―8726, 서울시 홈페이지 http://traffic.seoul.go.kr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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