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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아테네 본선 진출 김호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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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아테네 본선 진출 김호곤 감독

입력
2004.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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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은 한이 없겠지만 최소 올림픽 4강에 진출, 축구사를 새로 쓰겠다."만리장성을 넘어 아테네행을 확정하고 금의환향한 김호곤(53)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3일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을 즐겼다. 2002년 12월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맡은 이후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온 1년5개월여의 여정 속에 쌓인 피로는 그만큼 컸다. "다른 팀의 결과에 상관없이 앞만 보고 가겠다"고 항상 큰 소리(?) 친 김 감독이었지만 1일 무실점 5연승의 호성적으로 본선행 티켓을 따내고서야 모처럼 만에 활짝 웃었다.

아테네행 티켓을 따기까지

올해 '김호곤호'의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지난해 7승2무1패를 거둔 김호곤호는 올 초 호주와 카타르 원정에서는 호주 모로코에 발목을 잡힌 데다 뜻하지 않는 선수 부상, 선수 차출을 둘러싼 프로구단과의 불협화음 등 악재가 겹쳐 기우뚱거렸다. 김 감독 스스로 "올림픽 예선을 불과 열흘 앞두고 가진 일본과의 원정경기(2월21일)서 완패(0―2 패)한 이후 팀 분위기를 추스를 때와 이란 원정경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당시 주변에서는 경질설에 시달렸던 코엘류 감독과 처지가 뒤바뀐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았다.

'죽음의 조'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내색하지 않던 그는 그러나 적재적소의 용병술과 세심한 선수 관리로 아테네 무혈입성을 이끌어냈다. 김 감독은 고지대인 이란원정을 앞두고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쿤밍 고지훈련으로 선수들에게 심리적 자신감을 심어줬다. 또 완벽한 전력분석을 바탕으로 상대 선수의 장단점을 메모로 나눠준 뒤 암기하게 해 가장 큰 고비였던 이란 원정을 승리로 이끌면서 본선 진출의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었다.

지난달 초에는 일부 선수들의 음주 파문이 불거졌지만 "팀 분위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스스로 나서 외풍을 막고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았다. 보통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해산해왔던 팀 관례도 젊은 선수들이 사고를 칠 염려가 있다며 하룻밤을 재워 보내라고 지시하는 등 꼼꼼하게 관리했다. 이런 용병술과 선수관리는 '일대영 감독'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김 감독이 파죽의 5연승으로 아테네행 티켓을 따내는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좌절과 인생역전

김 감독은 지도자로 올림픽에 세 번째 출전하는 것처럼 그의 지도자 인생도 '2전3기'에 가깝다. 70년대 대표팀 수비수로 화려한 명성을 날린 그는 지도자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연세대 시절 대학 최강팀을 이끌었지만 프로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87년 김종부 스카우트 파동으로 울산 코치에서 물러났고, 88서울올림픽과 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는 코치로 나섰지만 모두 8강진출에 실패했다. 더욱이 98년에는 대표팀 감독 경선에서 후배 허정무 감독에게 밀려났다. 2000년 부산 창단 감독으로 화려하게 프로에 복귀했지만 성적을 내지 못하고 2002년 11월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되면서 물러났다. 김 감독에게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마지막 승부수였다면 멋진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중국전을 앞두고 이란이 말레이시아에 6―0으로 승리했다는 소식에 고막이 터질 만큼 긴장했다는 김 감독은 "규정대로 올림픽 본선 한 달 전에 소집해 훈련하겠다. 6월9일 본선 조추첨 후 상대가 가려지면 강팀들과의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한국축구가 올림픽에서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못 냈다면서 이번에는 올림픽 4강 신화에 도전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감독은 메달 획득을 위해서는 보완할 점이 많다고 진단했다. "남은 기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빠른 패스, 미드필드에서의 깔끔한 스루패스, 골결정력 해결 등이 목표 달성의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의 히든카드는 와일드 카드 3장. 김 감독은 "예선에서 수비 문제가 드러났고 팀의 리더가 없다는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선 유상철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면서 "와일드 카드를 효과적으로 활용, 전력을 극대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수훈선수를 꼽는 질문에 "어느 선수 하나를 꼬집어 말하기 어렵고 전체가 수훈 선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 김호곤 감독 프로필

생년월일 1951년 3월26일

출신지 경남 충무

출신교 동래고―연세대

경력

청소년대표(1970년)

국가대표(1971∼78년)

1981∼82년 국가대표팀 코치

1983∼85년 울산 현대 코치

1985∼86년 국가대표팀 코치

1988년 올림픽대표팀 코치

1991∼92년 올림픽대표팀 코치

1992∼99년 연세대 감독

1997년 유니버시아드 감독

2000∼02년 부산아이콘스 감독

2002.11.3∼ 올림픽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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