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의 꿈도, 올 시즌 태극낭자들의 2승 합작의 기대도 필리핀 골프 여왕의 신들린 샷에 날아가버렸다.3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스톡브릿지의 이글스랜딩골프장(파72·6,394야드)에서 치러진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최종라운드는 큰비가 내릴 것이라는 엉터리 기상예보만큼이나 우승자 예측도 크게 빗나갔다. 이틀째 단독선두를 달리며 데뷔 6개월 만에 첫 우승과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의 대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송아리는 뜻밖에 샷 난조(버디 1개, 보기 3개, 더블보기 2개)에 휘말리며 6타를 까먹고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23위까지 주저앉고 말았다.
무서운 뒷심으로 송아리에 2타차 추격전을 펼치며 챔피언조 대결에 나섰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면서 10언더파 공동 10위로 '톱10'에 겨우 턱걸이했다. 선두그룹이 주춤하는 사이 필리핀 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5년 연속 우승 경력의 제니퍼 로살레스(26)가 화려한 버디쇼를 펼쳤다. 송아리에 4타 뒤진 채 출발한 로살레스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나 쓸어 담으며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 투어 입문 5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일찌감치 홀 아웃한 뒤 초조하게 경기 결과를 지켜보던 로살레스는 2타차로 추격하던 박지은(25·나이키골프)의 18번홀 이글 시도가 무산된 데 이어 공동 선두를 이루던 김미현(27·KTF)이 15번홀과 17번홀 보기로 스스로 무너지면서 사실상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시즌 합작 2승을 목전에 뒀던 한국 선수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이날 4타를 줄이며 시즌 2승에 도전한 박지은은 7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른 이정연(25·한국타이어)과 함께 로살레스에 1타 뒤진 13언더파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박지은은 9만6,894달러의 상금을 보태며 소렌스탐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50만2,572달러)에 올라섰다.
한편 막판 뒷심 부족에 발목이 잡힌 김미현은 12언더파로 6위, 보기 2개와 이글 2개를 맞바꾸는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펼친 박세리(27·CJ)는 공동 7위(11언더파)에 그쳤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