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과 영국군이 이라크 포로를 고문·학대한 야만적인 행위가 폭로돼 세계의 여론이 분노하고 있다. 미국의 CBS방송 '뉴요커' 잡지와 영국의 '미러'지가 보도한 사진과 고문내용을 보면 이라크 국민을 억압체제로부터 구하겠다고 큰 소리친 미국과 영국 군대가 저지른 행동이라고 믿기가 어렵다.이라크 포로들은 알몸상태로 두건이 씌워진 채 고통과 수치를 유발하는 가혹행위를 당했다. 양손에 전깃줄을 연결한 고문, 포로들을 피라미드처럼 포개 놓고 그 뒤에서 즐기기, 포로를 집단구타한 뒤 오줌을 누는 행위, 포로의 머리 위에서 화학전구를 깨뜨려 유해물질을 퍼붓기 등등. 안토니오 타구바 미군 소장이 작성한 비밀보고서는 아부 그레이브 교도소의 가혹행위를 가리켜 "가학적이고 노골적이며 외설적인 학대행위"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연합군의 가혹행위는 제네바 협정을 비롯한 국제 인권법을 위반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병사들의 개인행동으로 사태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 내부에서조차 미국정보 당국이 포로들로부터 정보를 캐내려고 조직적으로 자행한 고문행위일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부시 정부는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해서 세계를 위협하고 국민을 탄압하는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증거를 찾지 못했고, 이제 이라크인들을 고문하는 침략군으로 세계인의 분노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도덕성의 상실로 미국의 이라크 정책은 이라크 국민의 지지는커녕 저항세력의 힘만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가 무정부 상태의 비극으로 가게 내버려둘 수는 없지만, 미국은 그들만의 오만한 힘이 아닌 새로운 국제사회의 역할 속에서 대 이라크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