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독교인 2명 가운데 1명은 '한미관계가 불평등하다'고 생각한다. 한신대 신학연구소(소장 김경재)가 학술진흥재단 후원으로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 전국의 성인 개신교 신자 2,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독교인의 정치·사회의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5%는 '한미관계가 불평등하다'고 보았으며, '관계개선을 위해 미국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무려 87.6%나 됐다.그러나 미군의 전쟁 억제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72.4%)이 많아 미국에 대해 양면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는 '북한 주민을 기아로 몰고 간 독재자'(84.8%), '세습권력에 안주하는 후계자'(78.6%), '핵무기를 통한 무력통일을 꾀하는 호전적 인물'(75%)로 평가했으며, 응답자의 절반(50.2%)은 그가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남한 방문을 환영하겠다'는 의견(85.9%)이 압도적으로 많아, 통일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현실적 역할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경제적 성공과 하나님의 축복은 아무 관련이 없으며(64.8%), 따라서 부동산 또는 증권 투자로 돈을 버는 일 역시 종교적 양심과 관계 없다(61.8%)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74%는 헌금을 교회 증축 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신학연구소측은 "설문 대상자의 대부분이 보수교단 교인인데도 생각은 상당히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며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이 친미 집회를 여는 것은 신자들의 의견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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