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사슴, 학, 거북 등 야생동물들은 선천적으로 기공을 한다고 한다. 기공의 선조들은 이들 동물의 자세나 동작, 호흡법을 보며 여러 가지 수련법을 체계화했다.특히 호랑이 같은 야수는 네발을 모아 일직선으로 걷는 특이한 걸음을 걷는데 이는 단전에 기를 모으고 심폐기능을 강화하며, 일거에 적을 제압하는 강한 어깨와 관절, 발톱을 만든다.
평소 운동이 부족하거나 심폐기능이 약한 분들은 아침저녁으로 잠시 호보공(虎步功)을 해보자. 자리에 엎드려서 발뒤꿈치를 들고 발가락 부분만 바닥에 댄다. 두 손도 다섯 손가락만 바닥에 댄다. 엉덩이는 약간 들고 팔을 약간 굽혀서 등이 수평이 되게 하고, 고개는 들어서 정면을 본다. 두 손과 두 발은 일직선이 되게 놓되, 왼손과 왼발을 앞에 놓고 오른손과 오른발은 그 뒤에 놓는다(사진). 이 자세에서 부드럽게 오른발과 오른손을 일직선으로 들어 앞으로 뻗어서 왼손과 왼발보다 앞으로 놓는다. 다시 왼발과 왼손을 들어서 앞에 놓으면서 전진한다.
처음에는 10∼20보 호보(虎步)를 연습하고 숙달이 되면 더 많이 해보자. 처음에는 힘들게 느껴져도 곧 호랑이처럼 걸을 수 있게 된다. 동작이 어려우면 이 자세에서 30초씩 정지하며 좌우를 바꾸는 것도 좋다.
이 수련을 하면 심장과 폐는 물론 위(胃) 등 아래로 처진 장부의 위치를 바로 잡아주며, 특히 12경맥(經脈)의 말단인 손가락과 발가락이 강한 자극을 받아 오장육부가 모두 튼튼해진다. 몸의 균형감각이 길러지고 어깨와 손발의 힘도 크게 강화된다. 아울러 호랑이와 같이 늠름하고 용맹스런 기상도 함께 기를 수 있다. 혹 마음이 상할 때는 호랑이 걸음을 걸으며 천하를 향해 포효해보자. 맹수는 두려워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법 아닌가.
/이명복·한국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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