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이라크인 수감자 학대 사진에 대해 아랍권 전역에서 엄청난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옷을 벗기고 성희롱 한 것은 아랍인들이 목숨보다 중시하는 명예를 더럽힌 것이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거의 모든 아랍권의 방송과 일간지들은 문제의 사진들을 머릿기사로 올리고, '수치' '굴욕'등 제목을 달았다.
이라크에선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시아파와 수니파를 가리지 않고 각종 단체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진상조사를 촉구, 미국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낸 과도통치위원도 있었다.
일반 시민들은 미 여군의 성희롱 장면에 대해 "아랍인에게는 매우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행위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집트의 한 방송 관계자는 "모든 아랍인의 굴욕인 만큼 이번 사건을 조용히 지나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대의 버나드 하이켈 교수는 "옷을 벗기거나 성희롱을 하는 것은 명예를 중시하는 아랍인들에겐 최고로 가혹한 고문"이라며 아랍인들이 느끼는 분노의 깊이를 전했다.
사담 후세인 독재 타도라는 미국의 마지막 명분도 땅에 떨어졌다. 외신들은 "미국이 어떻게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을 얘기하느냐" "미국의 가치는 미국에만 적용되는 것"이라는 이라크와 아랍권 일반 시민들의 격앙된 감정을 전했다.
이슬람 급진 단체들은 "미국이 후세인을 인권유린을 이유로 제거한 만큼 이제는 같은 이유를 들어 미국을 몰아내자"며 봉기를 부르짖었다.
여기에 1일 영국군의 잔혹 행위 추정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라크인과 아랍인들의 분노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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