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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쇠 창업/"시작은 짜도 열매는 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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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쇠 창업/"시작은 짜도 열매는 달죠"

입력
200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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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창업비용으로 1억원을 썼다. 현재 A씨의 수익은 매월 500만원. 반면 B씨는 1,000만원을 투자, 매월 100만원의 수익을 챙기고 있다. 절대 액수로는 A씨가 장사를 더 잘 하는 것 같다. 그러나 투자액 대비 수익을 따지는 투자수익률로 보면 B씨가 더 우월하다. A씨의 투자수익률이 5%(500만원/1억원)에 그치고 있는 데 비해 B씨의 투자수익률은 10%(100만원/1,000만원)로 A씨의 2배이다. 결국 투자수익률은 얼마나 초기 창업비와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구두쇠 창업으로 성공을 예약한 4인의 노하우를 배워본다.

상권형성 안된 새건물 입점

1.지난 2월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호아빈'을 내야 겠다고 생각한 김혜경 사장은 목이 좋은 곳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을 부지런히 돌아 다녔다. 그러나 웬만한 곳의 권리금이 모두 수천만원을 넘는다는 것을 안 뒤 힘이 쭉 빠졌다. 창업을 포기할까 생각했던 김 사장은 한가지 묘안을 생각했다. 새로 지은 건물에 입점하는 것. 다행히 아직 상권이 형성되진 않았지만 가능성이 보이는 곳의 신축 건물을 찾을 수 있었다.

대신 김 사장은 신축 건물의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멀리 서도 쉽게 눈에 띌 수 있는 외부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베트남 분위기가 물씬 풍기도록 대나무를 이용해 매장 밖에 대기석을 만들었다. 이색적인 풍경 때문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사진을 찍는 등 반응이 좋았다. 전단지를 뿌리면서 발품을 팔았고 사무실을 돌며 할인권도 배포했다. 이를 통해 김 사장은 남들보다 3,000만원 정도 저렴하게 창업을 할 수 있었다.

일부러 폐업한 가게 찾아 인수

2.지난해 11월 '3초 삼겹살' 응암점을 오픈한 이종길 사장은 충분한 준비 기간을 통해 창업 비용을 아낀 경우이다. 그는 창업을 결심한 뒤 6개월 동안 망한 가게만 찾고 다녔다. 문을 닫은 가게는 권리금이 없거나 매우 낮기 때문.

이 사장은 결국 얼마전까지 대구매운탕을 하다 폐업한 빈 가게를 찾을 수 있었고 기존 권리금 1억원 짜리 점포를 망했다는 이유로 단 1,000만원에 인수했다. 싸다는 이유만으로 인수를 결심한 것은 아니다. 인근 상권을 시간대별·계절별로 분석한 결과, 점심 시간보다는 저녁시간대의 유동 인구가 많아 삼겹살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인수의 진짜 배경이다. 이후 이 사장은 홍보를 위해 전단지 2만장을 뿌리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현재 매달 3,000만원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기존 가맹점의 중고장비 이용

3.지난해 4월 문을 연 'CJ 뚜레쥬르' 서소문점 이영림 사장은 뚜레쥬르 본사 옆이라는 지리적 장점을 100% 활용한 구두쇠 창업의 케이스.

CJ 뚜레쥬르 홍보팀이 촬영 및 인터뷰 요청을 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협조, 결과적으로 홍보 비용을 따로 들이지 않고도 서소문 주변 일대에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사실 '본사 적극 활용하기'는 구두쇠 창업자들에게는 필수사항이다. CJ 뚜레쥬르 점포 지원실 등 웬만한 프랜차이즈 본사를 이용하면 기존 가맹점이 사용하던 중고 장비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최대한 이용하면 초기 시설비용을 최고 6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이 사장의 귀띔이다.

권리금 없이 집기 비용만

4.지난해 11월 꼬치요리전문 '화투' 일산 후곡점을 오픈한 전재범 사장도 장사가 안되던 갈비집을 권리금 없이 집기비용만 700만원을 주고 인수해 성공한 경우다. 이후 전 사장은 이곳을 개업 6개월만에 권리금만 1억원 이상을 받을 수 있는 가게로 변신시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그는 "직접 제작한 할인 쿠폰을 근처 아파트 부녀회를 찾아다니면서 뿌리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 결과"라고 말했다.

한 창업 전문가는 "불경기는 오히려 적은 권리금으로 점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라며 "특히 불경기에 가게를 인수해 경기가 풀릴 때 팔면 권리금만으로도 적지 않은 차익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의 (02)722-7697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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