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 입각쪽으로 방향을 정한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가 목하 고민중이다. 본인 스스로 "정리가 잘 안된다. 곤혹스럽다. 압력도 받고 있고…" 등의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김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일단 원내대표직에 대한 미련때문으로 비춰진다. 김 대표도 "과반여당 원내대표에 욕심이 난다"며 솔직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나를 돕는 것으로 알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강한 입각 권유를 쉽게 뿌리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김 대표의 핵심측근은 "개인의 희망은 원내대표에 있었지만 2기 여권의 큰 틀 속에서 자신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입각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이고 깊은 고민은 달리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경쟁자인 정동영 의장만 당에 남게 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 바로 그 점이다. 정 의장만 당에 남을 경우, 의장과 원내대표 등 당의 요직을 친(親)정동영계가 장악할 것이 우려된다. 이 때문에 김 대표 주위에서는 "17대 국회 개원 후 1년 정도 원내대표를 한 뒤 입각해도 늦지 않다"는 권유가 나오는 것이다. 한 당 관계자도 "김 대표가 자기만 입각해 당에서 멀어지는데 대해 다소 불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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