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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들이 쓰는 CF이야기]"어떻게 찍었을까" 광고 장면마다 숨어있는 비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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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들이 쓰는 CF이야기]"어떻게 찍었을까" 광고 장면마다 숨어있는 비밀들

입력
200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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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광고를 보면 병따개가 없어도 신기하게 '펑' 소리와 함께 병뚜껑이 날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또 흔히 자동차 광고에서는 자동차 문을 열지 않고도 카메라가 자동차 내부로 쑥 들어간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그런 광고 장면에는 '보이지 않는 비밀'이 숨어 있다. 병뚜껑을 날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병 속에 드라이아이스를 집어 넣거나, 폭약을 넣어 터뜨린다. 또 자동차 안으로 카메라가 들어가는 장면은 멀쩡한 자동차의 지붕을 뜯어내고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양파, 마늘, 파, 고추 같은 채소들이 온천에 들어가듯 다시다순 국물에 몸을 담그며 행복해 하는 내용의 CJ 다시다순 '행복한 야채' CF와 포크를 튕겨내는 양파 모습 등을 담은 백설 햄스빌 '생양념 불고기햄' CF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비밀을 공개하면 우선 다시다순 CF의 야채는 진짜 야채다. 다시다순 CF 제작진은 CF에 '출연'할 예쁜 야채를 골라내느라 제작진 전원이 온몸에 양파와 마늘 냄새가 배는 줄도 모르고 밤새도록 야채를 몇 박스나 뒤졌다.

'출연진' 캐스팅이 끝난 후에는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정성껏 디자인한 야채 캐릭터에 따라 야채에 눈, 코, 입을 붙여 표정을 연출하고, '콤마 촬영'으로 일일이 움직임을 담은 뒤 이를 쭉 이어 붙여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표현했다.

'콤마 촬영'이란 정지돼 있는 상태에서 한 장면 한 장면씩 세밀하게 찍는 촬영 기법. 그동안 클레이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광고에 주로 사용됐는데, 이 광고의 경우 촬영하는 데에만 3일 밤낮이 꼬박 걸렸다고 한다.

반면 백설 햄스빌 생양념 불고기햄 광고의 첫 장면에 등장하는 양파, 마늘, 생강은 모두 가짜. 광고를 보면 첫 장면에 양파를 포크로 푹 찌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신기하게도 포크가 들어가지 않고 '삑' 소리와 함께 튕겨 나오고 만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양파는 사실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가짜 모형이다. 제작진은 인공양념을 사용해온 기존 불고기햄과 달리 생양념이 들어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본의 특수 소품 전문업체에 의뢰해 가짜 양념 모형을 제작했다.

광고를 흔히 '15초의 미학'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 15초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광고제작진은 일반인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노력을 들여가며 제작에 나서고 있다. 이제 광고를 볼 때 그냥 지나치지 말고 '저런 장면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라는 의문을 한번 품어보길 바란다. '보이지 않는 비밀'을 알고 보면 광고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질 테니까.

/장성수 제일기획 광고6팀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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