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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세이/직장·대학 병행…바빠도 행복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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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에세이/직장·대학 병행…바빠도 행복 만점

입력
2004.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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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뒤늦게 대학에 입학했다. 의미 없이 회사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나에게 투자하는 것이 보람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회사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들어맞았다. 대학 생활을 한 지 2년이 가까워지지만 캠퍼스를 차분히 구경한 적이 없다. 거의 매일 회사에서 지친 몸으로 퇴근해서 사회과학대 건물까지 달려가 강의를 듣기에 바빴으니 말이다.그런데 얼마 전 자연스럽게 캠퍼스를 산책할 기회가 생겼다. 치료 레크리에이션이라는 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님이 여가 계획을 세워 실제로 실천해 보라는 과제를 낸 것이다. 나는 캠퍼스를 둘러보기로 했다. 내 뺨을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봄 바람을 맞으며 캠퍼스를 걷다 보니 무심코 보아왔던 것들이 새롭게 느껴졌다.

어떤 학생들은 테니스장에서 운동을 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갖고 나왔고 어떤 학생들은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떨었다. 아, 대학은 역시 아름다운 곳이다! 친구들과 '오정못'이라는 연못에서 돗자리를 깔고 앉아 피자를 나눠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풍족하고 행복했다.

나는 이런 여유가 바쁜 대학 생활이 가져다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무료한 직장생활을 계속했다면 이런 여유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실감하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 웰빙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사람들이 여가 시간을 늘리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돈을 들여 여행을 하거나 값비싼 운동을 시작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돈을 들여야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 곳을 찾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나는 앞으로도 내 자신과의 싸움을 즐기며 살고 싶다. /ksye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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