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사앤서니 케니 엮음·김영건 등 옮김
이제이북스 발행·3만9,000원
대학 철학개론 수업 교재 혹은 교양을 위한 독서로 널리 읽히는 '서양철학사' 번역서들이 몇 권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를 지낸 램프레히트의 '서양철학사'(을유문화사 발행), 버트란드 러셀의 '서양철학사'(집문당)는 나온 지 한참 됐지만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은 내용으로 인기가 좋다. 철학 전공자들이 첫 발을 떼면서 많이 보는 책은 눈에 띄는 빨간색 양장본 표지에다 두툼한 두께가 인상적인 두 권짜리 요한네스 힐쉬베르거의 '서양철학사'(이문출판사). 신학자가 쓴 책이라 중세편은 특히 정평이 났다.
이 쓸만한 '서양철학사' 도서 목록에 한 권을 추가해야 할지 모르겠다. 옥스포드대학출판부에서 1994년 낸 이 책은 기존의 서양철학사 번역서들과 달리 철학자의 초상 등 관련 그림을 다양하게 곁들인 점이 눈에 띈다. 신세대 취향을 다분히 염두에 둔 책이다. 압축해서 설명하려다 보니 문장이 딱딱한 면도 있지만 철학개론서의 제1 덕목인 간결함과 거장 중심으로 사조의 맥을 짚는 기본에 충실하다.
이 철학사는 앤서니 케니 전 영국 학술원장, 앤서니 킨턴 영국 국립도서관위원회장, 스티븐 클라크 리버풀대 교수 등 6명이 '고대' '중세' '데카르트에서 칸트까지' '대륙철학:피히테에서 사르트르까지' '밀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등 각 장을 따로 집필했다. 정치철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유럽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정치철학사를 따로 떼어 독립된 장으로 설명한 점도 이색적이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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