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신도시에 미국의 사립학교를 세우는 것은 우리 교육의 국제화와 개방화를 촉진하는 의미를 갖는다. 제한된 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되는 것이긴 하지만, 국내 교육시장도 개방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외에 미치는 파급영향이 클 것이다.경제적 측면에서는 외국의 투자 유치를 부추기는 호재가 될 수 있으며, 2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난 유학·연수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올해 1분기의 유학·연수비용은 5억달러를 넘어 2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연간 13만명이 교육 때문에 외국으로 떠나는 실정이다. 교육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초·중·고교 과정을 통합한 이 학교는 교육경영 측면에서도 주목 대상이다.
교육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여론이 여전히 거센 것은 사실이다. 내국인도 입학 가능한 외국학교의 경우 편법운영이 우려되며, 새로운 '귀족학교'가 생김에 따라 교육격차에 의한 학력세습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여론으로 인해 외국 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정이 진통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교육시장 개방은 세계적 추세이며 피할 수도 없는 일이다. 개방을 통해 빼앗기는 것만 생각할 시기는 지났다. 201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5만명을 유치키로 한 정부계획만 하더라도 교육개방의 기반이 없으면 이루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법적 근거 없이 학교설립 계획이 먼저 발표된 이번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교육 국제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은 아직도 미약하다. 국제화를 외치면서도 영어강의 프로그램이 전체의 6% 수준에 불과할 만큼 국제화한 교육기관과 프로그램도 적다. 국내에 세워지는 외국학교의 입학경쟁을 비롯한 부작용은 별도 대책을 세워 관리하되 교육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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