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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北돕기에 담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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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北돕기에 담긴 바람

입력
2004.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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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들도 북한 용천역 열차폭발사고 구원 운동에 한마음으로 나섰다.조총련은 우선 5,000만엔을 보내고 모금을 계속할 계획이다. 민단은 1차분으로 대한적십자사에 500만엔, 총련에 100만엔을 맡겼다. 26일 히로시마(廣島)에서 아테네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예선 한국-북한의 3위 결정전 응원을 나왔던 민단 간부들은 즉석에서 총련 간부들에게 20만엔을 쥐어 주기도 했다. 한통련(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도 총련에 50만엔을 맡겼고 일본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와 핵 개발 의혹으로 일본에서 반북 여론이 거세지면서 지난 2년여간 재일동포들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오랜 불황 속에 조총련계 민단계 신용금고가 모두 도산했고, 최근의 경기회복세에 주머니 사정이 예전 같지 않다. 그래도 북한을 돕겠다는 마음은 뜨겁다.

일조(日朝)국교촉진국민협회, 북조선인도지원회, 피스보트(Peace Boat) 등 북한 돕기 운동을 펼쳐온 일본의 민간 단체들도 지원창구를 열었지만 보통 사람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세계 구석구석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일본 NGO세력과 이를 지탱하는 시민사회가 북한에 대해서만은 몸을 사린다. "비(非)국민"이란 비난을 들으면서도 북한을 두둔하고 감싸온 일본의 많은 '친북파'가 이해의 한계를 넘어서는 북한의 행태에 절망하면서 등을 돌려왔다.

우익으로부터 친북 언론이란 욕을 먹는 아사히(朝日)신문은 최근 사설에서 "핵 개발을 포기하고 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 말고 남은 길은 없다"며 "진심으로 문을 열어라"고 촉구했다.

북한 돕기에 나선 이들의 심정에는 북한의 권력자가 결단하기를 고대하는 염원도 들어있을 것이다.

/신윤석 도쿄 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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