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핵심인 교육방송(EBS) 수능강의가 시작된 지 한 달째를 맞았으나 사교육 여건이 좋은 대도시 지역의 호응도가 갈수록 떨어져 도·농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일방적인 강의 방식과 부실한 교재에 대한 불만으로 서울 강남 등 대도시권 일부 학생들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교육당국이 6월2일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수능 모의고사에 EBS 강의 내용을 어느 정도 반영하느냐에 따라 수능강의 순항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EBS에 따르면 30일 현재 수능강의 사이트(www.ebsi.co.kr)의 회원 가입자는 74만8,000여명, 동영상 강의(VOD) 누적 다운로드는 212만건이다. 회원은 개시일인 1일 10만명을 넘은 뒤 2일 20만명, 3일 30만명, 5일 40만명, 7일 50만명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으나 이후 13일 60만명, 24일 70만명 등 가입 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있다.
동시 접속자는 최대였던 7일 1만5,122명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1만∼1만1,000명을 유지했으나 최근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면서 9,000명대로 떨어졌고, 5일 11만1,000건에 달했던 개인 다운로드 건수도 최근엔 휴일 5만∼7만건, 평일 3만∼4만건에 그치고 있다.
지역별 고교생 가입률은 서울이 36%로 가장 높고 충남이 22%로 가장 낮았다. EBS 관계자는 "서울 등 대도시는 인터넷 위주로, 인터넷 기반이 취약한 지역은 TV 중심으로 수능강의 시청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울 강남 등 대도시 일부 지역에서는 강의 내용이나 교재 수준에 불만을 느낀 학생들이 학원이나 개인과외 등으로 다시 빠져나가면서 EBS 활용도가 급속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의 A고교 교사는 "초기에는 한 반에 20∼30명가량 시청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지금은 3∼4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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