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제가 고교 3년 동안 동급생 한명으로부터 번갈아 1,200여만원을 뜯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쇠고랑을 찼다.일란성 쌍둥이인 강모(19·무직·성남시 수정구)군 형제가 경기 성남 S공고에 입학한 것은 2001년. 형이 먼저 나서 1학년 학기초부터 몸이 왜소하고 내성적인 S(19)군을 상대로 돈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1주일에 2차례씩 S군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상납받는 형의 '실적'을 확인한 동생도 지난해 1월부터 형의 비행을 뒤따랐다.
S군을 상대로 개별적으로 돈을 뜯어내던 형제는 경쟁적으로 "내 동생(형)에게 준 것보다 더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이들이 지난해 12월까지 3년간 S군에게서 돈을 뜯어낸 횟수만도 300여 차례, 1,200여만원에 이른다. 형제는 이 돈을 유흥비 등에 탕진했다.
S군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과 용돈으로 쌍둥이들이 요구하는 금액을 충당했고, 돈을 마련하지 못할 때에는 폭행당하는 것이 두려워 한달간 가출하기도 했다.
S군의 어머니는 급기야 2002년 8월 쌍둥이 형을 불러 타이르기도 했으나 괴롭힘이 계속되자 쌍둥이에게 줄 수 있도록 S군에게 돈을 대주기도 했다. S군은 쌍둥이 형제를 피해 지난 해 3월 광주로 이사까지 갔으나 협박은 그치지 않았다. 결국 어머니의 신고를 받은 성남중부경찰서는 30일 형제를 폭력행위 등 범죄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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