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에서 원내 진입에 성공한 민주노동당 권영길(사진) 대표가 노동쟁의조정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0년 가까이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이미 1심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자칫하면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권 대표가 기소된 것은 1995년 12월. 민주노총 준비위원장 시절인 94년 지하철 노조 파업을 지원하고 95년 수차례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였다. 이후 20여차례에 걸친 공판에서 변호인측과 검찰 간에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고 결국 1심 재판부는 5년여 만인 2001년 1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권 대표측은 "97년 삭제된 노동법 조항을 그대로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며 즉각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이 지연되는 것은 권 대표가 바빠진 데도 원인이 있다. 2002년 대선 출마에 이어 이번 17대 총선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고, 재판부도 이를 배려해 재판 일정을 조정해 줬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1심은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4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돼 있으나 이는 훈시 규정일 뿐 재판부의 재량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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