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의 꽃 궁녀 /신명호 지음'경국대전' '조선왕조실록' '승정원 일기' 등의 기록은 조선 궁녀의 실체에 단편적으로만 접근하게 한다. 왕의 내밀한 생활을 들춤으로써 절대적 왕권에 상처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역사 기록에서 궁녀를 배제했기 때문이다. 조선 왕실문화를 전공한 신명호 부경대 사학과 교수는 우연치않게 접한 조선의 역모 조사 기록 '추안급국안(推案及鞫案)'을 토대로 자료 부족의 한계를 딛고 궁녀에 대한 지적 갈증을 풀어준다. 공노비 출신으로 궁에 들어와 세종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후궁이 된 조선판 신데렐라 신빈 김씨, 명에 공녀로 보내져 영락제의 후궁이 된 청주 한씨 등의 스캔들만 담고 있지 않다. 궁녀 선출 방식과 조직, 그들의 일과 삶, 그리고 은밀한 사생활까지 적나라하게 들추어낸다. 시공사 1만2,000원.
●애드버스터 /칼레 라슨 외 지음
캐나다의 문화운동 네트워크 '애드버스터스'(www.adbusters.org)는 상업적 이미지가 범람하는 오늘날의 소비주의 문화에 맞서 대안적인 시각매체 운동을 펼치는 디자인 비평단체다. 디자이너들이 상품을 팔기 위해 소비자를 유혹하는 일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의 의식을 자극하고 바꿈으로써 소비자본주의에서 허우적대는 우리의 정신에서 진정성과 자발성을 되찾자는 운동이다. 좀 더 새롭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광고 디자인의 힘을 쏟자는 것이다.
'상업주의에 갇힌 문화를 전복하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애드버스터스 운동의 취지와 전략을 소개하는 문화비평서다. 소비자본주의의 첨병 역할을 해온 광고 디자이너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발언과 구체적 실천 방안을 담고 있다. 길예정, 이웅건 옮김. 현실문화연구 1만5,000원.
●랩소디 인 블루 /이인해 글·백순실 그림
이 책의 부제는 '그림과 시와 음악이 있는 풍경'이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1번', 비발디의 '사계', 라벨의 '볼레로' 등 클래식음악 24편이 일으킨 감흥을 월간 '객석' 편집장을 지낸 시인 이인해가 에세이로 적고, 한국적 소리를 시각적 이미지로 옮기는 작업을 해온 화가 백순실이 판화로 형상화했다. 이인해는 조지 거슈인의 '랩소디 인 블루'를 듣고 "소리가 원하는 대로, 소리의 의상을 벗고/ 그 소리에 몸을 맡긴다, 몸이 자유롭다"고 읊는다. 선곡 CD도 수록했다. 이 책에 실린 판화 작품을 중심으로 한 백순실의 작품전 '랩소디 인 블루'도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경기 파주시 헤이리아트밸리 내 한길아트스페이스3 전시장에서 열린다. 한길아트 1만7,000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