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 전남지사가 한강에 투신 자살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재직시 비리문제로 사흘째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자살이 늘어나는 세태가 걱정을 자아내게 하는 가운데 또 한 사람의 지도급 인사의 자살이다. 우리사회에 왜 자살이 많아졌는가, 그리고 유독 유명인들의 자살이 잦은가, 특히 권력비리와 관련된 자살이 잇따르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최근의 기억만 해도 여럿이다. 대북송금 사건으로 나라가 들끓던 지난해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투신했고, 2월에는 안상영 부산시장이 감상적인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또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인격적 모독을 당했던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한강에 몸을 던진 것은 3월이었다.
이 자살들에서 우리는 안타까움과 교훈을 함께 되새긴다. 정치는 권력의 영역이고, 권력에는 반드시 비리가 따랐던 한국적 현상의 확인이 그 첫째다. 권력이 있는 곳에 언제나 부패의 사슬이 있었던 것은 동서고금의 사실이지만 우리는 더욱 심했다. 수십년간 누적만 되다 보니 이젠 임계점에 달할 만큼에 이르렀다. 권력 자체가 나쁠 까닭은 없다.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데 불과한 게 권력이다. 그러나 우리의 강압적 정치권력은 비리정도는 얼마든지 감출 수 있었다. 이젠 더 이상 아니다.
시대가 달라졌다. 시민의 감시가 갈수록 예리해 지고, 검찰도 독립적 기관화하고 있다. 생명이 아깝고, 자살이 안타깝지만 권력비리에 대한 사회의 감시망은 한층 촘촘해지고 있다. 이들의 자살은 그 방증이다. 권력비리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사회가 될 때 그것이 진정한 민주화의 완성이다. 합의와 승복이 가능한 사회가 되려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일련의 자살에서 생각하고픈 메시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