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single and fabulous!"드라마 '섹스& 시티'에 등장하는 4명의 주인공은 자주, 이 말("나는 잘 나가는 독신")을 외친다. 마흔이 다 된 나이에 독신으로 살며 어린 후배들에게 치일 때, 결혼도 못한 자신이 한심해 보일 때, 또는 혼자라는 이유로 누군가 얕잡아 볼 때도. 멋진 독신의 삶에 대한 가능성을 놓고 지난 6년간 끝없는 수다를 쏟아 내던 4명의 여자들 이야기 '섹스& 시티'의 완결편(시즌 6)이 3일부터 매주 월, 화(오후 10시) 영화채널 캐치온에서 방송된다.
드라마는 캐리, 사만다, 미란다, 샬롯 모두 싱글의 삶을 접고 진실한 사랑을 찾는 것으로 끝난다. 해피엔드라 할 수 있겠지만, 결국 '아무리 잘 나가도 싱글은 곤란하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메시지.
신문에 연재하던 섹스 칼럼을 책으로 발간하는 등 나날이 성공을 거듭하던 캐리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파리로 떠난다. 하지만 이 때 캐리 앞에 나타난 미스터 빅. 가정적인 남자를 원하는 캐리의 소망과 달리, 전형적인 '못된 남자'인 빅은 드디어 캐리가 듣고 싶던 그 말 "바로 당신이 내가 찾던 사람"이라는 고백을 한다.
미혼모로 혼자 아이를 키우던 미란다는 아이 아빠인 스티브와 결혼하고, 샬롯은 재혼 후 중국 여자 아이를 입양해 늘 꿈꾸던 아름다운 가정을 꾸민다. "남자는 섹스 대상이고 섹스만이 사랑을 확인하는 유일한 도구"라 생각했던 사만다는 유방암에 걸린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고 헌신적으로 간호하는 스미스를 통해 "진실한 사랑은 인내와 희생"임을 깨닫는다.
1998년 미 HBO에서 첫 방송 된 이후 '섹스& 시티'는 전 세계 여성의 대단한 환호를 받았다. 많은 사람들은 이 드라마의 성공 비결이 "아가씨들이 털어 놓는 솔직한 섹스 이야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열렬 팬을 불러 일으킨 진짜 이유는 "나도 저들처럼 살고 싶다"는 '워너비' 욕구를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의 패션을 따라 하고,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식당이 뉴욕의 명소가 됐다. 오늘도 뉴욕에서는 '섹스& 시티'의 주인공을 따라 요가를 하고, 지미추 마놀로블라닉 등 고가 구두를 신고, 멋진 바에서 마티니와 코스코폴리탄을 마시는 여성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그 인기는 마찬가지. 2000년 드라마가 소개된 후 인터넷 동호회원수가 2만5,000명에 이를 정도다.
골든글로브 뮤지컬 코미디 부문 최우수상 3년 연속 석권, 주연인 사라 제시커 파커의 4회에 걸친 여우주연상 수상에, 2월22일 미국에서 방영된 마지막 회를 본 시청자가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등 '섹스& 시티'의 인기는 여전하다.
종영 후, 총제작자인 마이클 패트릭 킹은 드라마의 영화화를 계획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예관련잡지 등에 의하면 사만다 역의 킴 캐트럴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는 것. 이유는 "주인공 캐리 역을 맡은 파커가 지난 6년 동안 끊임없이 자신을 무시해, 더 이상 함께 작업하기 싫다"는 것이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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