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역 폭발사고로 북한을 도우려는 온 국민의 성원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특히 용천역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중심축 역할을 담당하는 신의주의 배후도시로서 평양과 중국을 잇는 중요한 수송선상에 있는데 불의의 참사로 에너지 수입 등 교역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되었다.그런데 언론이나 국민들의 관심이 성금을 내고 구호물품을 보내는 데만 쏠려 있고 사고지역 철로와 용천역 재건축 등 수송라인 복구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 안타깝다. 다행히 북한 당국에서 용천역 철도 복구 지원을 요청한 것은 우리에게 철도 복구 참여를 시발점으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번 사고는 북한 경제를 더욱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으로 향후 수년 동안 북한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부상자 구호에 못지않게 철도 복구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우리는 철도 건설 100년의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으며 최근 개통된 고속철도 등 첨단기술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사고 발생시 신속하고 정확한 복구 능력이 뛰어나다. 그만큼 우리 철도 기술은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북한도 우리의 철도 복구 지원을 조속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북한은 도로망이 충분치 않아 철도의 수송분담율이 여객은 전체의 60%, 화물은 90%로 철도에 대한 수송의존도가 매우 높고 철도 노선도 남한보다 약 2,000km나 길다. 그러나 지난 50여년 동안 개량이나 보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가장 좋은 구간인 평양과 신의주 사이도 평균 시속이 60km를 넘지 못하는 등 철도 사정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더구나 6·15 남북 정상 회담 이후 3대 경협 사업의 하나로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남한측은 벌써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는데 북한이 아직 남북 철도 연결 사업에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를 따지기 이전에 남북 철도가 이미 연결되어 있었다면 온 국민이 정성껏 모은 지원물품을 놓고 육로수송이니 해상수송이니 하며 줄다리기로 시간을 허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경의선이 연결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 동안 중단 내지는 유보되었던 남북 철도 연결과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사고지역 철도 복구는 낙후된 북한 철도를 개선해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남북한 철도 연결 및 북한 철도 개량은 남북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다. 북한을 국제무대로 나오게 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북한은 철도기술자 1,500여명을 러시아 철도대학에 파견하여 연수를 받게 하고 있다. 우리도 철도 관련 대학이 있다. 파견 연수 같은 것을 고려해 볼만하지 않는가. 또 역 운영 시스템, 역무 자동화 시스템, 열차 운용 시스템 등 전반적인 인프라 구축은 물론 운임·운송 체계 등 소프트웨어도 검토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빨리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여 차근차근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차제에 정부는 북한 철도망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러시아를 설득하여야 한다.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철도만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임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할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철도 건설 노하우가 빛을 발할 때가 왔다. 한 발만 나아가면 중국과 시베리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정예성/ 송원대학 철도운수경영과 교수/철도경영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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