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9일 소위 '안풍' 사건과 관련, 국정원이 당사 매각대금 등에 가압류 및 민사소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압류 등의 조치를 취하려는 것은 야당에 대한 명백한 정치 탄압"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특히 일각에선 "당이 개혁과 쇄신을 통해 새로 거듭나려는 시점에 국정원이 안풍 사건으로 물고 늘어지는 것은 뭔가 흑막이 있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안풍 사건과 관련된 자금이 국정원 돈이라고 아직 판명되지 않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국정원의 가압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이상득 전 총장도 "그 돈이 안기부 돈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 아니냐"면서 "안기부가 무슨 권리로 가압류를 할 수 있느냐"고 발끈했다.
검사 출신인 홍준표 의원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소송이 진행중인 상태에서 가압류 운운하는 것은 국정원이 야당 압박에 앞장서는 정치 집단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소장파인 권영세 의원 역시 "황당하다"면서 "지금까지 국정원이 가만있다가 한나라당이 환골탈태하려는 시점에 갑자기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이어 "안풍 사건에 대해 아직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데다 최근 들어 안풍 사건의 실체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면서 "정치탄압으로 비칠 수 있는 데 국정원이 굳이 가압류 조치를 취하려는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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