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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이성희 기자의 패션파일-한류에 무임승차 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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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이성희 기자의 패션파일-한류에 무임승차 할건가

입력
2004.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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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익스피어의 작품중에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다’라는 제목의 희극이 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와 달리 현실은 좋은 게 좋은 것으로 끝나지 않지요. 문제가 있으면 그 원인을 냉정하게 밝히고 따져서 고쳐야 두 번 실수를 막을 수 있으니까요.중국 상하이시에서 산업자원부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주최로 열린 ‘프리뷰 인 상하이 2004’ 전야제가 갑작스런 단전사태로 국가적 망신을 샀는데도(22일자 한국일보 보도) 주최측이 문제를 단지 해프닝 정도로 얼머부린 것은 참 안타까웠습니다.

전야제란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대중적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 그런데 이날 전야제는 사회자도 없이 시작됐고 행사를 알리는 그 흔한 현수막 한장 걸려있지 않았죠. 행사 직전에는 이날 출연하는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틀어주어서 마치 가요프로그램 방청석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10대~20대 초반 청소년이 대다수인 중국관객들은 이 행사가 한국의 섬유패션문화를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회의 전야제라는 것을 알고있을까 의심스럽더군요. 혹시 클론이나 쥬얼리, NRG 등 한류스타의 해외공연 정도로 생각한 것은 아닐까요?

더 황당한 것은 이런 의문에 대한 주최측의 반응이었습니다. 전야제에 참석한 중국 패션산업계 인사가 몇이나 되느냐는 질문에 주최측 관계자는 “그런 것은 묻지 말아달라”로 일관했습니다.

조명이 나가면서 1시간 동안이나 행사가 중단된 사태에 대해서도 처음엔 ‘관객이 전선을 밟아서 조명이 꺼졌다’고 했다가 ‘조명팀이 웃돈을 요구했다’, ‘중국 공안이 안전을 이유로 장내 정리를 위해 일방적으로 조명을 껐다’ 등등 책임을 전가하기 바빴습니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는 전야제 기획을 담당한 국내 이벤트회사에 문제가 생겨 중국측 조명팀에 대금을 지불하지않아 생긴 사태였습니다. 이 회사는 대규모 행사 경험이 거의 없는데도 기획사로 선정돼 고위인사 입김설 등 이미 뒷말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물론 국고 지원금이 15억원이나 들어가는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소소한 문제가 노출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순 돌발사고가 아니라 한류바람에 편승하려는 주최측의 안일한 자세와 관리감독 소홀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마음을 어둡게 합니다. ‘한국과 중국이 협력해 세계 패션시장을 리드하자’는 거대 구호가 영 공허하기만 했던 이유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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