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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도 대기업 따라 "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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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도 대기업 따라 "中으로"

입력
2004.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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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과 협력업체들도 잇따라 중국행을 결정하고 있어 자칫 '세트 공동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28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해외 공동진출 건수는 2001년 15건에서 2002년에는 106건으로 1년 사이 7배로 늘었다. 중앙회는 지난해의 경우 아직 정확한 추이를 알 수 없지만 급증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이 중국 등 해외로 진출할 경우 부품업체들의 동반 진출은 원활한 생산과 품질 보장 등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현대기차의 경우 쏘나타를 현지 생산하기 시작한 2002년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수는 현대모비스와 만도 등을 비롯 30개에 달했고 이후 그 수가 계속 증가, 최근에는 40개를 넘어섰다. 기아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기차도 20 01년에는 29개 국내업체가 현지에서 '천리마' 생산라인에 부품을 공급했으나 최근에는 동반진출업체수가 40개에 육박하고 있다.

또 중국 비오디그룹이 하이닉스 LCD 사업부를 인수해 만든 비오이 하이디스가 중국 베이징에 건설하고 있는 5세대 LCD 라인에도 국내 부품회사 20여곳이 함께 진출키로 했다.

중공업분야도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의 건설장비 중국 합작법인인 장쑤성 창저우 법인에 16개, 베이징법인에 3개 협력업체가 모기업과 함께 진출,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우종합기계의 중국 산둥 굴삭기공장에도 20개 협력업체가 함께 투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지 부품은 품질이 떨어져서 국내에서 함께 일하던 협력업체의 현지 진출을 권유했다"며 "서로의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합류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종합기계 관계자도 "대기업은 믿고 거래하던 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 받아 좋고, 협력업체도 거래처가 보장되는 가운데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있는 만큼 '윈-윈 게임'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거래하고 있는 대기업에서 함께 중국에 나가자고 요청해올 경우 이를 거절할 수 있는 협력 업체가 어디 있겠느냐"며 "중국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이 계속 향상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협력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 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도 "중국에 진출한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품질이 국내 공장수준까지 올라올 경우 고임금의 국내 공장을 계속 가동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이 경우 자칫 산업기반 전체가 통째로 공동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자동차 산업이 해외에 생산기지를 건설할 경우 부품업체들이 동반 진출하는 것은 원활한 생산을 위해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세트로 빠져 나갈 경우 자칫 한국 경제 기반이 와해될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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