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지원의 손길이 북한 용천 폭발사고 이재민과 부상자에게 직접 미치기 시작했다.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27일부터 라면과 담요 등 구호품이 용천의 이재민에게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남한의 시민단체 등이 보내온 지원물품은 주로 북중 국경도시 단둥(丹東)을 통해 용천 주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남한의 시민·종교·사회단체들은 27일부터 단둥에서 북한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를 통해 라면 등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했다. 대북민간단체협의회는 약품과 식량을 실은 컨테이너 24개와 포크레인 불도저 등을 배편으로 29일 전달할 예정이며, 대우중공업연태유한공사도 중장비 지원을 추진 중이다. 28일 새벽부터 하루종일 짐을 가득 실은 트럭행렬이 북중 국경인 중조우의교를 통과했다.
지원품이 쇄도하자 중국 세관당국과 북한 당국도 통관절차를 단순화하고 24시간 통관체제를 갖추었다. 북한 당국은 한국산 표시 여부에 구애 받지 않고 지원물품을 접수했다. 북한 당국은 사고가 난 22일 이후 구호물자 차량에 대해 신의주까지만 통행을 허락했으나 27일부터는 사고현장인 용천역까지 곧장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천 참사 지원품의 통과 루트가 된 단둥은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한국의 지원 단체들이 약품 음료수 과일 식료품 옷 등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바람에 활기를 띠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대북지원단체 월드비전은 단둥에서 물품 구입이 여의치 않아 상하이와 저장성 등에서 모포를 구입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료지원 지연으로 용천 사고 부상자들의 상태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아이길 소렌슨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주재 대표는 "370여명의 부상자중 3분의 2가 어린이들로 확인됐다"면서 "특히 90명은 한쪽 또는 양쪽 눈이 유리 등에 찔리거나 화상을 입어 치료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단둥=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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