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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印尼 종교갈등 유혈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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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印尼 종교갈등 유혈사태

입력
2004.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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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남부 이슬람 교도 밀집 지역에서 28일 군경과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교전을 벌여 130여명이 숨졌다. 인도네시아의 말루쿠(몰루카)제도에서도 25일부터 4일째 이어지고 있는 이슬람교와 기독교 주민간 충돌로 36명이 숨지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종교 갈등에서 촉발된 대형 유혈 사태가 재연될 지 우려된다.

태국 정부는 말레이시아와의 국경 지역인 남부 얄라, 파타니, 송클라 등 3개 주에서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이날 새벽 15개 군 초소와 경찰서 등에 대한 동시 다발 공격을 감행, 군경 5명과 저항세력 107명 등 1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태국의 일간 네이션 등은 파타니의 이슬람 사원에서 무장세력 30여명이 추가 사살되는 등 이날 오후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127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태국 언론들은 이들이 파타니연합해방기구(PULO) 등 이슬람 분리주의 무장단체에서 훈련 받은 10대 소년들이며, 정부의 총기를 탈취하기 위해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들 대부분은 칼만 휘두르며 돌진하는 등 사실상 '자살 공격'을 감행했으며, 태국 군경은 습격 정보를 사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남부는 불교가 지배적인 태국의 다른 지역과 달리 이슬람교를 믿는 말레이 인종이 주류이며 20여년간 독립운동을 벌여왔다. 올 들어 투쟁이 격화, 이날까지 200여명이 숨졌다. 이라크에서 태국군을 철수시키려는 외부 이슬람 테러 세력과 연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태국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인도네시아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갈등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말루쿠 제도의 주도인 암본에서는 28일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가 4일째 충돌해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이번 충돌은 25일 기독교도들로 이뤄진 말루쿠 주권전선의 분리 독립 시위 행진에 대한 이슬람교도들의 공격으로 촉발됐으며, 지금까지 최소한 36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보안부와 군경의 최고 책임자들은 이날 암본으로 날아가 평화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이 지역은 1999년∼2001년 종교전으로 9,000여명이 숨진 바 있어, 전면적인 종교 분쟁이 되풀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말루쿠는 기독교 개신교도가 대다수였으나 1980년대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슬람교도를 정책 이주시켜 종교 분쟁이 시작됐다. 이들은 1999년 독립한 동티모르의 가톨릭교도들처럼 분리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AFP통신은 2001년 기독교-이슬람교 충돌로 1,000여명이 숨진 술라웨시섬의 코소에서도 기독교인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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