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학기술, 특히 생명공학은 세계 과학계에 큰 영향을 끼칠 만큼 수준이 높습니다. 특히 인간배아 복제 줄기세포를 만든 서울대 황우석 교수의 업적은 인간을 많은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연구성과입니다"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차 지구관측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후 26일 한국을 찾은 미국 부시 대통령의 과학고문 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실장인 존 마버거(63) 박사가 28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마버거 박사는 최근 국내에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이공계 기피 문제에 대해 "모든 선진국이 겪는 공통된 문제"라며 "이공계 진출을 지원하려면 초·중등 과학교육을 흥미롭게 만들고 과학자의 텔레비전 출연 등 대중화 작업을 통해 어린 나이 때부터 '과학은 재미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어렵고 오래 걸리는 과학공부를 하지 않아도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성공한 과학자는 돈 때문에 힘든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 때문에 연구를 계속한다"고 강조했다.
마버거 박사는 다국적 과학기술 협력체제인 '빅 사이언스(big science)'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연구장비는 점점 비싸지고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기 때문에 여러 나라가 협력해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도 치료목적의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하는 이들은 없지만 다른 목적에 대한 반발은 거세다"며 "생명윤리에 관한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과학적 차원이 아닌 각국의 정치·문화 등 환경에 따라 신중히 결정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최근 프랑스와 일본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대해 "미국은 유치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일본이 기술적 우위에 있고 한국과도 교통이 좋아 두 나라가 협력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마버거 박사는 프린스턴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포드대에서 응용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스토니브룩대 총장 등을 거쳐 2001년 11월부터 대통령 과학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스토니브룩대 동문으로 1989년 이 대학 명예교수에 임명된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 등과 친분이 두텁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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