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3월 한달 동안에만 주식 배당금으로 10억5,000만달러(1조2,000억원)를 본국으로 챙겨갔다.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들의 '텃밭'으로 변모하면서 한편으론 매매차익, 다른 한편으론 주식배당을 통해 막대한 국부가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들이 송금한 배당금은 10억5,09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7억8,330만달러)보다 2억7,000만달러 가량 늘어났다.
외국인들의 배당송금은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총이 끝난 뒤인 3∼4월에 집중되며, 통상 3월보다는 4월에 더 많은 돈이 빠져나간다. 한은 관계자는 "4월 해외 배당송금규모는 3월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며 "지난해에도 4월 송금액(11억9,980만달러)이 3월보다 4억달러나 많았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투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배당받은 돈을 본국으로 보내는 규모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배당송금액은 5억달러 정도였으나 2000년 18억4,000만달러, 지난해엔 33억8,000만달러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수출호조에 따른 대규모 상품수지 흑자(20억3,630만달러)에도 불구하고 배당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급증함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월 28억8,600만달러에서 지난달엔 9억7,200만달러로 격감했다. 4월엔 배당송금액이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돼 전체 경상수지 흑자폭은 그만큼 줄어들 전망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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