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로 9석 미니정당으로 추락한 민주당이 28일 국회에 임시거처를 마련했다. 민주당은 당초 여의도 주변에 300평 규모의 당사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건물주들이 임대를 꺼리거나 기존 입주 업체들의 난색을 표명해 일단 국회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민주당은 거리로 나앉는 것은 면했지만, 국회 사무처 규정상 비교섭단체 몫으로 배정된 공간이 15평에 불과해 17대 국회 개원 전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들어 이정일 사무총장과 이낙연 원내총무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잦은 접촉을 갖는 것도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전날 사무처 당직자들의 고별모임이 울음바다를 이룬 데 이어 이날도 당사 주변은 온종일 어수선했다. 오전에는 일부 당직자가 이삿짐을 챙기느라 분주했고, 오후 들어서는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별을 아쉬워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반갑게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대형 액자를 비롯, 김 전 대통령의 손때가 묻어 있는 당사 3층의 대표실 집기들도 5톤 트럭에 실려 경기 남양주시의 한 물류회사 창고로 옮겨졌다. 당사를 떠나는 트럭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한 당직자는 "민주당이 다시 일어서는 날 맨 처음 물류창고로 달려가겠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