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은닉한 괴자금 일부가 전씨 부인 이순자씨의 동생으로 전씨의 처남인 이창석(53)씨의 계좌로 흘러간 사실이 확인됐다.검찰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김문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씨의 차남 재용씨에 대한 3차 공판에서 "계좌추적결과 2002년 8월 이씨 계좌에 입금된 채권 10억원의 최초 매입자금은 전씨가 관리하던 돈"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용씨 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씨는 "채권은 1998년 아버지(이규동씨·사망)에게 드렸다가 나중에 돌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공판에서 결혼 축의금 20억원을 외할아버지 이규동씨가 167억원으로 늘려줬다는 재용씨 주장에 대해 "채권 등으로 20억원을 아무리 증식해도 70억원을 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씨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아버지는 60∼70년대에는 부동산과 금융기관의 개발신탁 상품에 투자했고, 이후 기업어음과 양도성예금증서(CD) 형태로 관리하다 기업부도 후에는 CD나 국공채로, 금융실명제 이후에는 무기명채권으로 관리했다"며 이규동씨의 재산증식 능력을 과시했다.
한편 전씨의 형 기환씨의 사돈으로, 1987년 재용씨 결혼 당시 축의금 3,000만원을 냈다는 모 병원장 배모씨는 공판에서 "평소 (전씨에게) 감사 인사를 못한데다 퇴임 직전이라 3,000만원을 냈고 병원 공동운영자인 처남도 1억원을 냈다"며 "대통령 가문이라 어지간한 성의표시로는 표가 날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당시 서울 강남의 40평 크기 아파트가 1억원"이라며 "이 정도면 뇌물 아니냐"고 따졌다.
/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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