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386세대 참모진의 맏형 격인 이호철(46) 민정 비서관이 27일 사표를 제출했다. 이로써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승리 1등 공신인 소장파 측근 3인방이 모두 노 대통령 곁을 떠나게 됐다. 이 비서관은 4·15 총선에서 당선된 이광재(39)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구속된 안희정(39)씨와 함께 소장파 3인방으로 불렸다. 청와대 비서실에는 세 사람과 가까운 386 세대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어 여권 일각에서는 '좌 희정, 우 광재, 중 호철'이란 말이 나돌 정도였다.안희정씨는 지난해 초 나라종금 로비사건 연루설이 나돌면서 청와대 입성에 실패했다. 또 이광재 전 실장은 지난해 10월 청와대를 떠났다. 이 비서관이 사표를 낸 이유로는 '심신의 피로'와 청와대 내부의 갈등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비서관은 건강이 좋지 않아 그전부터 그만두려 했다"며 "바깥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다가 청와대의 엄격한 틀 속에서 과로하느라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표가 조만간 수리되면 이 비서관은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 비서관이 문재인 전 민정수석과 호흡을 맞춰 일해왔으나 지난 2월 박정규 민정수석이 취임한 뒤로는 의욕을 잃은 것 같다"며 갈등설도 거론됐다. 대통령 친인척 관리, 공직 인사 스크린 등의 중책을 맡아온 이 비서관은 그간 수 차례 "쉬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노 대통령이 만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 비서관은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1982년 '부림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중 무료 변론을 하던 노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당시 노 대통령은 그가 천거한 사회과학 서적을 탐독했을 정도로 민주화운동에 있어서는 이 비서관이 노 대통령의 선배였다.
이 비서관의 사퇴로 '왕수석'으로 불렸던 문재인 전 민정수석 라인등 '부산파'가 퇴조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박정규 민정수석, 윤광웅 국방보좌관, 정상문 총무비서관, 오정희 공직기강비서관 등 부산·경남 출신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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